호라이센 준마이다이긴죠 페이 (蓬莱泉 純米大吟醸 飛)
Posted 2011/07/26 03:33 / Posted by Andrew.제조사 : 세키야양조주식회사 (関谷醸造株式会社)
critique : 9.0 / 10.0
"값싸고, 구하기 쉽다면 매일 마시고 싶다"
세키야양조는 호라이센이라는 브랜드로 회사의 규모에 비해 비교적 다양한 술을 만들어내는 아이치(愛知)현의 양조장 ㅡ 정도만이 제가 알고 있던 것이었고, 그다지 큰 흥미를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닌데, 이번에 이 녀석을 접하면서 제법 다양한 분야에서 인상적인 이노베이션을 보여주고 있는, 하지만 겉보기에는 비교적 평범해보이는 업체입니다...만 일단 이 녀석을 마신 후로 관심도가 높아진 양조장이기도 하고, (한국에서는 수입하는 회사가 없는 것 같은데) 홈페이지조차 한국어 페이지를 (생각보다 괜찮은 퀄리티로) 만들어두었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네요.
호라이센이라는 레이블은 긴(吟), 쿠우(空), 비(美)를 비롯한 몇 가지의 시리즈로 구성되는데, 당연히 제품마다 제조과정이나 맛이 각자의 개성을 가진 것이 특징입니다. 다만 페이(飛)와 같은 경우는 제가 마셨던 병의 제조일자로 판단하건데 절대로 단종상품은 아닌 걸로 보입니다만, 홈페이지나 그 외의 여러 웹사이트에서도 정보를 찾기가 쉬운 술이 아니군요. 이미지검색조차 그러했고. 그래서 찾다찾다 포기하고, 술의 스펙을 통한 분석보다는 당시 제가 마셨던 맛의 기억을 바탕으로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쌀은 기본적으로 야마다니시키(山田錦)를 사용하고 있고, 정미율(精米歩合)은 조금 가물가물한데 45% 정도가 아니었나라고 기억됩니다. 야마다니시키가 좋은 쌀임에는 딱히 이견은 없는데, 요즘은 야마다니시키를 쓰더라도 온갖 신기한 시도들을 많이 하다보니, 야마다니시키 특유의 특성이란 걸 언급하기에는 조금 미묘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 물론 그걸로 만들면 술이야 당연히 맛은 있죠. 다만 이 술과 저 술이 가진 맛의 특성이 완전히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다보니, 오히려 데와산산(出羽33)과 같은 비교적 마이너(?)한 쌀의 특성을 기억하는게 쉬울 것 같다는 느낌도 많이 듭니다.
뭐 여튼 야마다니시키다운 느낌보다는, 산뜻한 느낌이 가장 인상적인 사케입니다.
빛깔이 다소 옅은 황끼가 돌아서 조금은 걱정했는데, 변질 자체는 아마 거의 안됐던 것 같네요. 개봉시의 향은 상당히 깨끗하고, 은은한 긴죠향인데, 살며시 흩어지기보다는 개봉을 해놓아도 향이 비교적 오래 머무르는 편이라 그 점이 아주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맛의 경우는 이걸 깨끗하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을 수 있으나 (아마 공기에 노출한 후, 냉장고에서 몇 시간 더 보관했다가 마셨다면 좀 더 깨끗한 맛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전반적인 밸런스는 상당히 훌륭한 편입니다. 단맛과 신맛이 아주 잘 어우러진 편이고, 미미하게 섞인 잡미가 생각보다 괜찮은 하모니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여름에 먹는 파란 사과 같은 느낌이겠네요. 바디도 가벼워서 마시는데 부담도 없고, 밸런스가 좋으니 질리지도 않는 맛이고.
덧붙여서 목넘김시의 알코올감도 딱 자극적이지 않을 만큼만 괜찮은 느낌이었습니다.
정리를 하자면 사케라는 이름보다는 마시면서 희안하게 화이트와인의 이미지가 자꾸 떠오르는 술이었는데, 화이트와인처럼 아마 여자분들이 마시기에 괜찮은 술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지가가 3000엔 이상의 술이니, 아마 이걸 수입하는 회사가 있어도 쉬이 마실 수 있는 술은 아마 아닐 듯 한데, 가격만 저렴하다면 매일 마시고 싶은, 데이트 사케로 추천하고 싶은 아주 좋은 술이었습니다.
